해수어항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물고기가 죽은 이유를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수치가 나빠서가 아니라, 수치가 갑자기 바뀌어서였습니다. pH도 8.2, 암모니아도 0. 숫자만 보면 교과서였는데, 산호는 하나씩 뒤집혀 갔습니다. 해수어항 수질 관리는 "적정 수치를 맞추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수치를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느냐가 진짜 싸움입니다. 물잡이가 끝나도 절반이다 — 질소 사이클의 실제처음 해수어항을 세팅하고 "물잡이 완료"를 선언한 날, 저는 꽤 들떠 있었습니다. 암모니아(Ammonia, NH₃/NH₄⁺)가 0 ppm, 아질산염(Nitrite, NO₂⁻)도 0 ppm. 수치만 보면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상태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질소 사이클이란, 생물의 배설물과 사료..
조명을 켜는 순간, 어젯밤까지 팁을 활짝 펼치던 레더 산호가 매끈한 달걀처럼 웅크려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장면을 마주했을 때 수질 쇼크인 줄 알고 10분 동안 비중계만 들여다봤습니다. 알고 보니 산호가 죽어가는 게 아니라 성장 준비 중이었습니다. 레더 산호의 탈피 현상부터 산호 먹이 급여, 수질관리 노하우까지, 제가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레더 산호가 갑자기 대머리가 됐다면, 일단 손 떼세요레더 산호(Leather Coral)가 촉수를 몸속으로 숨기고 표면에 반짝이는 막을 두르는 현상, 해수어항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대머리 됐다'고 표현합니다. 처음 보면 당황스럽지만, 이건 탈피(Molting)입니다. 여기서 탈피란 산호가 표면에 쌓인 슬러지와 이끼를 털어내고 더 크게 성장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