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미잘이 이렇게 까다로운 생물인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로즈버블 말미잘을 어항에 넣던 날, 아이는 "핑크색 젤리 꽃이다!"라며 환호했지만 저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정착은커녕 어항 바닥을 기어다니며 수류모터 쪽으로 슬금슬금 향하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모터를 껐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은 그 첫날부터 지금까지, 말미잘을 잡는 데 성공하기까지의 시행착오를 있는 그대로 정리한 기록입니다.말미잘이 자꾸 돌아다니는 이유와 정착법말미잘이 한자리에 있지 않고 이동한다는 것, 처음엔 단순히 적응 중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사흘이 지나도 기어다니는 걸 보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습니다. 찾아보니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말미잘은 현재 자리의 빛, 수류, 은신처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본..
흰동가리 두 마리를 처음 수조에 넣던 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얌전히 각자 구석을 지킬 거라 생각했는데, 두 녀석은 서로를 향해 몸을 부르르 떨고 툭툭 치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해서 검색창을 열었다가, 그게 싸움이 아니라 누가 암컷이 될지 정하는 '서열 정리'라는 걸 알고 나서야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흰동가리 입수에서 말미잘 공생, 치어 축양까지, 제가 직접 부딪히며 정리한 내용을 풀어봅니다.서열정리와 말미잘 공생: 팩트로 짚는 흰동가리의 생태흰동가리가 수조에서 보이는 첫 번째 특이 행동은 웅성선숙(Protandrous Hermaphroditism)으로 설명됩니다. 웅성선숙이란 태어날 때 수컷이거나 미분화 상태였다가, 무리 중 가장 큰 개체가 암컷으로 성전환하는 번식 체계를 말합니다. 그러니..
해수어항 물잡이(Cycling)에는 최소 3~4주가 걸립니다. 저도 처음엔 이 숫자가 실감이 안 됐는데, 막상 매일 아침 시약통을 흔들며 암모니아 수치를 확인하다 보니 그 3~4주가 얼마나 긴 시간인지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 글은 그 기다림의 과정에서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생물을 데려올 때 아무도 먼저 알려주지 않았던 현실적인 팁을 담았습니다.물잡이의 실체 — 질소순환이 완성되기까지물잡이의 핵심은 질소순환(Nitrogen Cycle)입니다. 여기서 질소순환이란, 어항 속 생물의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암모니아(Ammonia, NH₃)를 특정 박테리아들이 단계적으로 분해해 독성이 훨씬 낮은 물질로 바꾸는 자연 정화 과정을 의미합니다. 자연 바다에서는 방대한 수량이 이 독소를 희석시키지만, 닫힌 ..